나는 원한다 나에게 금지된것을

나름대로 시간을 내어 읽었더니 꽤 시간이 걸린 책
그래서 지난번 보건 교사안은 영포스팅 이후 한 달 만에 포스팅하게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제목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폴 엘류알의 시 <커브> 전문을 인용했다는 제목은 책을 읽으면 제목의 진가가 더 발휘됨을 느낀다

이번에는 인덱스가 예전처럼 많이 알록달록하지 않다.문체나 문장보다는 전체적인 내용이 더 감명 깊은 책이다.
실제 초반에는 나르시즘이 강해 자아도취에 빠진 인물로 느껴져 부담스러웠지만 읽어갈수록 인물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1992년에 출판된 책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보적이고 긍정적이다
오히려 이 세대에 발간됐다면 책의 가치가 평가절하됐을지도 모른다.

중학생때 봤던 원미동 사람들의 작가였어!그때는 내신 공부를 한다고 무리하게 전문도 아닌 글을 읽어야 했는데 책은 역시 자발적으로 읽어야 재미있다.
양귀자 작가의 모순이라는 책도 유명한데 올해 안에 볼 수 있기를!
다음은 인상적인 문구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고통의 인내는 미덕이 아니다 매우 공감되는 대목이다.성차별 문제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별에 관한 모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을 때 돌아오는 말이 네가 참으라고 한다면 왜 참아야 하지? 부조리하게 부당한 일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고맙게 느껴진다
기득권의 염치없는 요구임에도 백 번 동의한다
가끔 책을 읽다가 왜 내 마음을 이렇게 예쁘고 지적인 글로 표현했을까 감탄할 때가 있는데 이 구절이 그렇다.
그래서 이렇게 댓글이 길어지고 있어

내가 원하는 능력/물리적인 에너지/힘

후회가 아닌 습관적인 그리움도 공감할 수 있는 감정
미련이 아닌 습관인 감정에 공허한 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지나친 나르시즘이라고 느껴졌던 부분이지만, 어쩐지 설정의 남자 주인공은 넘쳐 흐른다.
이렇게 뻔한 크리셰 이야기가 성별만 바뀌었을 뿐인데 새삼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책/드라마/영화가 많이 만들어져서 좋다.
여성 서사 만세

올타임 오라이프가 소수자로서 정의 실현을 위해 소리내어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92년에도 세상이 많이 변했다며 여성 차별은 없다는 불만이 무심코 나왔지만
2020년을 사는 여성들에게는 그렇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던지는 사람이 너무 많아 난감하다.
여성이 쥐고 있는 게 경제권이 아니라 소비권이라는 문장으로 뒤통수를 크게 맞은 느낌도 들었다.
정말 여성 차별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여기는 문구보다 단어가 마음에 들어.금방 눈부시게 성장한 여자아나.
지금까지 여자 애나를 저렇게 형용하는 단어를 머리에 내밀고 처음 봤다.주로 외모와 관련해서 만들어지는 여자 애나의 형용사가 성장과 관련해서 등장할 수 있다니.
여기에 이은 ‘격식 높은 복장의 남자 어니운서’가 더욱 대비돼 앞 단어가 돋보인다.
이렇게 거꾸로만 봐도 극명하게 느껴지는데 여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이어지는 해설이다 아마조네스라는 전설 자체를 처음 들어봤는데 매우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저것을 성별을 거꾸로 보면 신화 속 존재가 아니라 현대에도 실재한다는 게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
마지막 감상: 특히 말이 길었던 독후감 포스팅이었던 아마도 이런저런 생각이 복잡했기 때문일 것이다.독특한 주인공 설정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