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수) 9:18 전달

J팝 산업이 오히려 성장하는 동안 K팝의 영향력은 급증했다.10년 전만 해도 보아 등 일부 K팝 가수들이 오리콘 순위에 드는 일을 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BTS 세븐틴 트와이스, 니주, 조원INI 등 많은 K팝 가수들이 오리콘 순위를 점령하고 있다.사진은 세븐틴 [사진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K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동안 일본 J팝 시장 규모는 15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음원 스트리밍 전환에 보수적으로 대응하자 음반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반면 같은 기간 K팝은 오리콘 차트 앨범 판매량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키웠다.이에 따라 한국 기획사 문을 두드리는 일본 아이돌 가수 지망생이 늘고 있다.
14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음악시장 규모는 2832억엔으로 2006년(4600억엔)보다 40%가량 줄었다.15년간 꾸준히 연평균 성장률 -3%를 기록했기 때문이다.음악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실물 음반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J-POP 쇠퇴의 가장 큰 이유는 산업의 폐쇄성이다.2000년대 초기 스트리밍 등 디지털 음원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변화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앨범기획사는 앨범을 디지털 음원에 공개할 경우 실물 음반 판매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스트리밍 참여에 저자세였다.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중시할 당시 일본 음악업계는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대응에도 늦었다.실제로 일본 톱 가수 대부분이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견제했다.일본의 ‘국민 아이돌’로 불리는 폭풍우의 경우 데뷔 20년 만인 2019년 8월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일본 기획사와 작가들이 내수에 집중하며 해외 진출을 시도하지 않은 점도 J팝 산업의 하락세를 부추겼다.
그동안 K-POP은 일본 시장을 공격적으로 잠식해 왔다.오리콘 랭킹 상위 10위 내 K-POP 비중은 2010년 9%에서 2021년 37%로 증가했다.2005년 보아가 9위, 2010년 동방신기가 7위에 올랐을 때는 일부 K-POP 가수의 이례적인 성과라고 봤다.하지만 지금은 K팝이 오리콘을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은 BTS(방탄소년단) ‘BTS, THE BEST’다.1년 만에 99만 장이 팔렸다.해외 아티스트 앨범이 오리콘 연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1984년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이후 37년 만이다.세븐틴(17)도 지난해 연간 랭킹 상위 10위 안에 앨범 2장이 들 정도로 위상이 바뀌었다.
K-POP의 약진 속에 한국 기획사를 선택하는 일본 아이돌이 늘고 있다.일본 인기 걸그룹 AKB48의 멤버였던 미야와키 사쿠라는 일본 활동을 접었다.대신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쳐 아이즈원으로 활동했고, 지난달 걸그룹 LESERAFIM에서 세 번째 데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