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3회까지는 그저 좋았는데 그 뒤부터가 전개가 너무 늘어나서 스토리 플롯도 아껴서 제작비를 아끼는 느낌이 너무 강하다. 오리지널 플롯 자체가 그렇게 나쁘진 않지만 애초에 괴물 사냥꾼 위처 얘기인데 괴물 헌터도 잘 안 나오고 위처도 잘 안 나온다.
재료만 던지고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끝나는 부분도 많아 짜증을 유발한다. 하긴 시즌1에서는 딱히 원작 내용을 몰라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하나도 없었는데 갑자기 시즌2에서 그런 부분이 많이 나온다.드라마 위처에서는 아무래도 판타지 드라마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아 왕좌의 게임과 비슷한 느낌이 들게 됐는데 시즌 1까지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는데 시즌 2는… 궁금하다기보다는 정리가 잘 안 됐다.위처 세계관의 각 부분에서 일어나는 부분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을 다루는 것은 좋지만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며 상당히 산만한 느낌이어서 보고 있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적당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건은 과감하게 내놓아야 했는데 너무 이것저것 보여주려고 했는데 어느 것도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다.
애니퍼가 마법을 잃었다는 설정은 드라마판 오리지널 설정이래. 개인적으로 플롯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오히려 예니퍼의 매력이나 스토리를 더 강화시킨다는 측면에서는 드라마라는 매체에 적절한 각색이라고 생각한다. 왠지 욕설이 늘었다거나 동행하는 인물에 관심을 가져주는 장면이 많아졌고 인간적으로 변했다거나 같은 부분도 재미있었다.
야스키엘은 등장이 많지는 않지만 등장하면 그래도 우울하고 산만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장면이 좋았다. 단순히 분위기를 띄우는 것뿐만 아니라 신랄한 평가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한마디로 정리하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상황 파악을 돕는다는 부분에서도 훌륭하다. 그래서 파티에 버드가 있어야 할 것 같아.시즌1에서도 그랬지만 야스키엘의 노래는 꽤 신경 써서 만들어진 것 같다. 정말 그 시대에 있을 법한 노래이면서도 상황에 너무 잘 어울린다.
마지막은 반전으로 끝나는데… 역시 설명이 따로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와일드헌트가 도대체 무엇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는데 갑자기 얘들이 나오는데 문제는 그 전에는 엘프들과 닐프가드에 대한 이야기만 미친 듯이 해놓고 마지막 회에서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 반전으로 나오니까 엉뚱하다는 느낌이 든다.내가 기억하기로는 위처 시즌 2에서 헨리 카빌의 높은 출연료로 제작에 난항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마도 그래서 헨리 카빌이 맡은 게롤트의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닐프가드 및 엘프족의 이야기 비중이 불필요하게 늘어난 게 아닌가 추측된다.
어쨌든 그래도 영상미나 복식, 캐스팅은 좋았기 때문에 참아봤지만 시즌1과 달리 중구난 방식의 각본이나 모험단막극 비중이 크게 줄어든 점이 아쉬웠다. 너무 빨리 스토리진 빼면 나중에 만들 게 없으니까 스토리 플롯을 아끼고 헨리 카빌은 높으니까 비중을 좀 줄이고,
괴물 나오면 제작비가 올라가니까 그런 장면, 그런 이야기도 최대한 줄이고 전투 장면 나오면 제작비가 올라가니까 다 같이 대화하는 장면으로 시간을 채우고.뭐 이렇게 확실히 재미가 없어지거나 지루해진 건 사실이지만 많은 어른들의 사정으로 상당 부분 의도적으로 그렇게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제작진의 의도가 그랬는데 욕해도 소용없는 일.단순히 조연, 엑스트라가 많이 나오거나 전투 장면이 적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 시즌1에서는 1~2회마다 완결성이 있었고 엑스트라도 쓸데없이 소모되지 않았기 때문에 게롤트가 많이 나오지 않아도 재미가 없었지만 시즌2는 그런 게 없어서 아무 의미 없이 소모되는 장면이 많아졌다. 왠지 몇 회나 훌쩍 지나갔지만 아무것도 완결된 게 없으니 지루하다고 느껴지고, 이 장면은 대체 왜 나오나 느끼는 게 당연하다.
예를 들어 에피소드 하나를 정하고 그 에피소드 내에서는 확실히 닐프가드 이야기만 집중하고 있으면 훨씬 시청자 입장에서 잘 이해되고 집중도 잘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확실히 닐프가드와 마법사단의 스토리 자체는 드라마라는 매체에서는 흥미롭고 매력적이긴 했지만, 몇 회에 걸쳐 5~10분씩 갑자기 한 장면씩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느껴져 집중도 되지 않는 것이다. 애초에 닐프가드 관련 장면은 주연 3인방의 게롤트, 예니퍼, 시리 중 아무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이야기 진행에 필요한 수준으로 잠깐 나오는 정도가 되면 좋겠지만 지나치게 비중이 높아 너무 자주 나온다. 역시 제작비, 스토리를 아끼기 위한 어른들의 사정일 가능성이 높다.
중간에 나오는 암살자들의 대화도 그렇고, 신전에 방문하는 장면, 모노리스에 대해 조사하는 장면도 그 자체는 모두의 의미가 있는 장면인데 갑자기 던져버리고 또 다른 장면으로 전환해 버리면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뭐든 엮어낸 것처럼 그냥 짜증나고 지루하다.개인적으로 시즌1을 상당히 만족하면서 봤기 때문에 시즌2의 이런 변화는 굉장히 낯설고 좋지 않았고, 특히 5~8회는 정말 수면제 수준으로 재미가 없어서 그냥 의무감으로 본 것 같다.
…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중간에 나오는 쿠키 영상의 임팩트가 대단하다. 아프로 흑인 엘프에 이어 도끼든 바이킹 엘프에 중국 무협 엘프라니. 아니, 각색을 해도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지 모르겠다.최근 일론 머스크가 넷플릭스는 PC 때문에 실패했다고 했는데 이런 걸 만들 생각이니 그런 얘기를 듣는 것도 당연할 것 같다.다양한 인종을 등장시키는 건 좋지. 그런데 가능할 때, 그리고 좀 어울릴 때, 그냥 봤을 때 너무 이상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도록 해야 일단 사람들이 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그렇다고 저 장면이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야. 시즌2 엘프들은 왠지 현실에서 중국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을 풍자하기 위해서라면 뭐 대단하다고 칭찬해줄게. 좋은 시도였다.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