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비전공자 연극동아리 연출 도전기 4 (세종극장 변신) – 연기 티칭, 배우연습, 배역

그러고 보니 리시스트라떼 1945 리타만의 연출도 꼭 하고 싶은 작품인데 정말 연출을 많이 해보고 싶은데 3학년이라니 아쉽다, 일단…한 블로거 비평가분이 쓴 <변신> 리뷰와 함께 이번 포스팅 시작

https://blog.naver.com/comeonsense/222664092899 <변신> 세종대학교 세종극예술연구회 81회 겨울 정기공연 설렘아트홀 작: 이시원 기획: 이계민영… blog.naver.com 저는 조연출 경험도 배우 경험도 없이 연출된 20학번 무경험 연출로 저에게 그럴듯한 경력이란 복수전공 시험을 준비하면서 다닌 연기학원 6개월과 연극을 사랑해서 많이 봐왔다는 점이 유일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그저 ‘입시 연기’만 해본 사람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입장을 헤아릴 수 없는 연출이 될 거라고 처음부터 예측했고, 역시 배우들을 깊이 배려하지 못한 채 연극을 이끈 것 같다.

#연출 #작품 #희곡 #동아리 #의도 #연극 #세종대학교

배우 연습관리, 연기 티칭이 이번 공연은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된 저의 연출적 의도가 아니라..여러 번 말했듯이 2년 동안 활동을 못하고 연극에 굶주리는 부원들이 쌓여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배우들을 쓰려고 했다.적어도 시작할 때는 그런 마음으로

많은 배우를 써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여기에 각 배우별로 역할도 몇 개 맡아야 하고 또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야 하기 때문에 4명, 4명씩 어기고 팀을 배정해야 했다.

캐스팅 오디션을 보기 전까지는 이왕이면 각 팀에서 한 명씩 같은 배역을 맡길 바랐는데(ex.A팀에서 조사원, 아내를 한 명이 맡았으면 B팀도 그렇게)

각 배우별 연기 스타일과 이미지, 본인이 원하는 역할이 탄탄하다 보니 정말 엉망진창 ㅋㅋ 배역표가 완성됐다.

배우들을 미리 8명 뽑아 리딩을 함께 진행하고 캐스팅 오디션을 받아 배역을 배정하는 형식이었다.학교 소공연장에서 진행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이때도 연출팀도 로테이션으로 앉히고 배우들도 한명씩 돌리고.그랬다.

현우(조연출 나보다 기수 위)는 캐스팅 오디션 때 배우들이 대사를 제대로 암기하지 않은 것을 보고 화를 냈지만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팀 배정은 1차적으로 멤버들의 합을 보고 연습 장소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앞에 연습을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오후에 연습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나누어 2차적으로 조를 짰다

온라인 리딩과 캐스팅 오디션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팀별 연습에 들어가 팀별로 배우장을 선출하고 2010년 작품이기에 지금과는 조금 다른 말투, 유행어 등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쳤다.

A팀은 혜정이가 배우장이 됐지만 본인이 막내이기 때문에 배우장이라도 하고 의견을 어필해야겠다고 다짐했다는 혜정의 이야기는 정말 앞으로 살아가면서 잘 씹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B팀은 당연히 병준(동아리 회장에 경력도 가장 많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제가 이때 배우들에게 편안한 어조로 대본을 수정해보라고 한 게 왜 자신들이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켜야 하고 연습도 효율적으로 해야 하는 나는 스케줄표를 짜서 하는 게 은근히 난감한 것 같다.

지각비, 결석비부터 아픈 건 인정 여부, 그러면 코로나 증상이라면 어떻게 할지 등 논의 끝에 결정된 규칙

나는 쓴소리를 하지 않는 성격이라 내부 질서가 그렇게 엄격하지 않았던 역사상 가장 쉬운 연출이었다던데.

지난 1월 한 달간 서연이가 오후 5시부터 연습이 가능했는데, 그래서 B팀의 연습이 정말 애매했다.

배우는 중간에 세 번 바뀐 첫째, 첫 번째 온라인 리딩이 끝나자마자 두 사람이 나와서(생각보다 힘들어서 본인이 못 견딜 것 같다고) 둘째, 배우팀의 물을 흐리는 것 같아서 제가 나가라고 권하는 분이 있었다.

셋째, 정말 오랫동안 같이 연습했는데 너무 개인적으로 바빠서 그만두게 된 친구가 있었는데 적어도 2월부터는 모두가 아르바이트, 개인의 이유를 다 그만두고 그냥 연습에 집중하길 바라면서 그렇게 공지했고 한 명만 봐주면 나머지 인원에게도 명분이 생겨 어쩔 수 없이 배우팀에서의 이별을 통보해야 했다.

첫 번째, 두 번째 out은 새로 배우를 모집했지만 세 번째는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공연팀 내부에서 선발하게 됐다.

나는 배우들이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랐다.어차피 기존 연극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개인 개인을 모르기 때문에 평소 얼마나 주변을 관찰하고 사고하며 살아가는 인간인지를 알고 싶었지만 그렇게 마음에 드는 지원서는 없었다.

그래서 저는 배우들이 <그냥 연기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배역, 캐릭터성에 대해 탐구하고 연기하도록 이끄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배우들이 장면을 만들어 올 때마다 왜?를 많이 던진 왜 그렇게 연기했는지, 왜 그렇게 걸었는지, 숨을 쉬었는지 표현했는지, 나중에 술자리에서 내가 왜?라고 물어볼 때마다 없던 의도를 만들어냈다고 배우들은 말했지만,

정말로 나는 배우들이 의도한 바를 궁금해했고, 그들이 의도한 바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려고 노력했다

숙제

숙제 채팅방이 따로 만들어졌고 연습시간과는 별도로 영상숙제를 매주 줬는데(공연이 다가오면서 X), 그중에서 제일 내길 잘했다고 생각한 숙제가 이것이었다.

본인 연기 찍어보고 피드백 적어올게.

나는 배우는 거울 앞에 설수록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배우들의 연습을 지켜보면 계속 장면을 완성시키는 데만 급급해서 위와 같은 숙제를 내주고 있었다.

내가 시간만 되면 하나하나 같이 봐주면 되는데 그런 환경이 안 돼 있으니까 본인들이 디테일을 살릴 수밖에 없다.

(연출이 배우들의 장면을 어디까지 봐줘야 하는 데도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제가 초기에 배우들의 장면을 낱낱이 봐줄 테니까 그건 배우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선배 기수들의 의견이 있었고, 이후에는 전체적인 느낌 위주로 많이 봤는데, 앞으로 연극이 다가올수록 배우들이 여전히 감각을 잡지 못하고 떠 있는 장면을 보고 그때서야 다시 요청을 받고 낱낱 디테일을 짜기 시작했다.이럴 거면 처음부터 내가 디테일을 짜서 들어갈 걸… 이번 배우들은 한 명 빼고 다 처음이라는 걸 선배들은 모르니까 그런 조언을 할 거야)

초기에는 #발성법, #체력훈련 연습영상이 주로 숙제였다 결국 연극에는 사용할 수 없었지만 무용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일 무용연습도 해야 했다.

이번 연극은 2년 만에 오르는 연극이라 선배님들이 정말 많이 방문하고 도와주셨는데 배우들 입장에서는 매일 다른 피드백과 조언이 나와서 정말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제가 균형을 잘 잡아줬어야 하는데 오히려 배우들이 선배님들의 말을 더 신뢰하는 걸 보면서 배우들이 편한 게 제일 좋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방향을 자주 바꿨고

이것은 내가 처음 공을 들인 후에 어떤 의도로 연극을 처음 시작했는지 기억하면서 중심을 잡는 것임에 틀림없다

●배우들이 스스럼없이 연출할 수 있어서 정말 수고했다.

극중 감초 맛으로 타투남 캐릭터가 등장하는데(교도소까지 변신이 이뤄지고 있어 그 변신을 원하는 사람들,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할)

이걸 좀 더 길고 참신하게 풀어줬으면 해서 B에서는 병준이가 이걸 사이비교주 역할이고 A에서는 혜정이가 이걸 도박하다가 감옥에 온 미친 여자 역할로 대사를 각자 짜서 여러 번 수정을 통해서 컨펌을 받았는데

하면 할수록 점점 제 눈에는 <극에 불필요한> 장면으로 비춰지던 아마 배우들이 혼자 짜다 보니까 제가 연기해 보고 싶었던 캐릭터성이 눈에 띄게 됐고 제가 그걸 빨리 제어시키고 극의 방향성에 맞게 수정했어야 하는데 그때 대관 때문에 정신없이 극의 흐름을 생각하지 못하고 장면만 보고 좋다고 하면서 넘어가다 보니 그 사태까지 벌어졌는데 결국 연출팀 회의 끝에 완전히 이 장면을 다 빼게 됐다.

그로인해 혜정이가 정말 열심히 준비한 장면이 날아가게 됐고 역할 중 하나가 소멸되면서 혜정이의 아쉬움이 정말 컸는데 아무래도 극에 어울리는 장면을 본인이 구상해오려고 노력했는데,

연극의 흐름이 이미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에서 추가 장면을 넣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렇지 않아도 A, B팀 모두 변신남이 남성이어서 여성 소시민의 변신이야기 장면을 추가할까 했는데(나는 연극의 주제가 남성 가장이 슬픔이 아니라 소시민의 비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장면을 삭제한 채 연극을 올리게 됐다.

이것은 이후에도 계속 마음에 응어리로 남을 것 같다

연출에는 페르소나 배우가 있다는데, 나는 모든 배우를 좋아했고 모두 예뻤다

아마도 연출과 배우가 가장 많이 부딪힌 역할은 A팀의 슈트남과 B팀의 변신남일 것이다

먼저 슈트남이라는 인물은 우스꽝스럽고 신비로운 인물인데, A팀에서 슈트남을 연기한 배우가 스스로를 떨쳐버리고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을 매우 어렵게 여겼다.

본인만의 확고한 캐릭터 해석이 있지만 그것을 표현할 수는 없다, 내가 그 표현법을 수정시키기 위해서는 또 배우의 해석과 달라진다.

그러다 극이 일주일 남았을 때쯤 배우가 마침내 본인을 버리기 시작했고 <큰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면서 역할이 빛을 발하게 됐다.

그리고 변신남의 경우에는 저는 변신남이 영웅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햄릿도 오이디푸스도 아닌 이 변신남은 집에서 아무 말도 못하는 니트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워낙 극적이라 자꾸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려는 히어로>로 배우가 감각을 잡았고 느와르 속 박성웅, 황정민 같은 이미지로 연기가 됐다(B팀 변신남 마스크 자체가 너무 강해서…)

그리고 극 전체를 안 보고 장면만 보고 선배님들이 조언을 하는 경우 당연히 대화 중에 화를 내거나 협박을 하지 않으면 장면이 맛이 없으니까 그런 걸 추가하자고 요구하셨는데

그런 상황이 너무 반복돼서 저도 헷갈리기 시작한 것 외에는 그렇다고 해도 저기 위에 있는 행정하시는 분들이 이러니까 문제거든요라는 대사는 변신남이 도대체 어떻게 치면 좋을까.여기서조차 괴롭히는 아저씨의 캐릭터성을 가져가는 게 옳은가.그렇다고 조사원에게 감히 화를 내겠는가.

제 결론은 이 화가가 사회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에 나오는 용감한 외침이 아니라 너무 답답하고 숨막혀 나오는 절규이길 원했다는 이 말이 배우에게 잘 먹히지 않았는데…

이처럼 B 변신남 배우와 역할에 대해 매번 토론이 이어지다 보니 A팀 변신남에게도 계속해서 캐릭터 해석이 들어가 상혁도 상당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미안.

그리고 마지막 짐노패디를 들으며 1분 30초간 변신남이 혼자 텅 빈 집을 느끼는 장면.

저는 배우가 아무 말 없이 이 공간과 공허함의 턱까지 올라오는 뜨거운 우울을 느끼길 바랐을 뿐만 아니라 혼자 무대에 1분 30초 동안 감정선을 유지하면서 서 있기 어려운 저라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배우들은 이 부분에 독백을 추가하기를 원했다.연출팀의 욕심은 입 밖에 내지 않고 표현하기를 원했지만 배우들은 너무 어려워하는 보니 독백을 짜고 수정해 새롭게 살리려 했지만 결국 없게 가기로 결정했다.

어떻게 그 복합적인 감정을 입 밖에 낼 수 있는지, 입 밖에 내는 순간 이것은 신파극이 된다.

(정말 처음 의도와 달리 타인에 의해 수정된 경우 결국 공연 직전에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가만히 세워보고 공간을 느끼면서 돌아다니라고 하고…배우는 어떤 감정으로 서 있어야 할지 어렵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배우들의 나이가 어리다 보니 숨이 막혀 온몸이 뜨거워지지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 표현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변신남 배우들 MBTI가 가T다)

내가 뭘 어떻게 하는지 계속 느끼라고 했던 공간을 느끼고 외로움을 느껴 네가 바뀐 피아노를 만지면서 느끼라고

급기야 내 말에 울리지 않던 배우는 공연 중에 내 허락 없이 독백을 추가해 버렸고,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바로 집으로 가버리는 에피소드도 있었다.이 일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배우들이 본인의 캐릭터로 두세 번 작성한 #캐릭터 분석표

저는 배우들의 캐릭터 설정을 최대한 존중하고 극을 리드하고자 했던 더블 캐스팅이기 때문에 팀마다 같은 인물이 다르게 생각되는 것도 연출하면서 재미 요소였는데,

A팀 혜정의 아내는 남편에게 많이 지쳐 있었고, B팀 예진의 아내는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며 언젠가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혜정도 단순히 남편에 대한 화가 <실업>이 아니라 <말해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는데, 그 두 사람이 남편을 바라보는 눈빛, 태도밥을 먹자는 말의 부텍스트 등 하나하나 바뀌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음.. 나는 내가 아내였다면 예진의 해석처럼 되었을까 사랑하기 때문에 말할 수 없겠지.

아무튼 여기서 더 길어지면 대본 각색에 대한 얘기가 나올 텐데 그건 다음에 다루고 싶다.

마지막 발사 자리에서 마음의 성함을 열었는데 배우들이 그동안 제가 칭찬을 많이 못해 잘못만 바빴던 게 너무 아쉬웠다.특히 저와 4~5살 차이 나는 동생들에게는 제가 좋은 말, 나쁜 말 하나 하는 게 영향이 컸을 텐데 다른 팀에게는 좋은 말을 많이 하고 언행을 조심하려고 노력하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배우들에게는 매번 채찍질만 한 것 같아 저도 큰 아쉽다.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는 배우 팀원들과만 주로 토론의 장을 갖게 되다 보니 샅이 신경 쓰지 못한 것 같고.

3개월 동안 같이 울고 웃었던 배우들 수고하셨습니다.너희에게 의미 있는 첫 연출로 남기를

#취미 #블로그 #블로거 #추천 #리뷰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극회 #대학 #대학생 #일상 #포스팅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