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의 관측 정보로 바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원격 탐사는 현장 관측과 대조적인 개념으로 물리적 접촉 없이 어떤 물체나 대상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입니다.

최근 해양탑재체를 장착한 우리나라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위성 2B호가 발사되면서 해양 원격 탐사가 더욱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공위성에서 얻은 자료를 다양한 해양연구에 이용하기 위한 알고리즘이 인공지능의 발달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원격탐사 역사 1840년대에 새로 개발된 카메라를 풍선에 매달아 지상을 관측한 것이 원격탐사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원격 탐사의 필요성을 느낀 후, 제2차 세계대전 중 풍선형 기구인 ‘Blimp’를 이용하여 원격 탐사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 하늘을 날아다니는 블림프의 모습을 이미지화

이후 1957년 옛 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러시아어로 여행 파트너라는 뜻)를 우주로 보냅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69년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내 우주탐사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우주 탐사는 우주를 향한 인간의 꿈인 동시에 멀리 우주에서 우리가 사는 지구를 관측하게 되는 새로운 견해를 갖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인공위성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인류 최초의 해양관측용 인공위성은 ‘시셋(Seasat)’입니다.

1978년 미국에서 발사된 해양관측위성으로 적외선·마이크로파 센서를 탑재해 해수면 상태를 측정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매우 다양한 센서가 개발되어 보다 나은 시공간 해상도의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시세트의 모습

인공위성은 태양에서 방사되어 지구에 도달하는 전자파를 이용합니다.

전파 대역에 따라 클로로필(엽록소)·탁도 등을 조사할 수 있는 해색위성의 가시영역, 해수온을 조사할 수 있는 열적외선, 수온·바람·강우 등을 조사할 수 있는 수동 마이크로파, 해수면의 높이·바람 등을 조사할 수 있는 능동 마이크로파 대역으로 나뉩니다.

인공위성의 관측 자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의 해상도와 각 센서가 가진 특유의 능력을 이해해야 합니다.

가시 영역의 위성은 공간 해상도가 다른 위성에 비해 매우 좋지만 구름이 많으면 구름이 렌즈를 덮는 현상이 발생해 관측이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마이크로파의 경우 해상도는 해색 위성보다 낮지만 구름에 관계없이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10년 전부터는 가시영역 위성만의 관측을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로파 위성 자료와 합성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 관측을 해양연구로 연결하는 다양한 알고리즘 인공위성 관측을 해양연구에 이용하기 위해 다양한 알고리즘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위성으로 관측되는 다양한 파장별 반사도로 클로로필이나 수온을 산출하거나 해면에서 반사되는 레이더의 신호 강도를 분석해 해수면의 거칠기, 즉 해수면에서의 바람이나 파도를 연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많은 알고리즘 중에서 최근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단연 인공지능 알고리즘입니다.

▲ 인공지능 관련 논문 출판 건수

인공지능 기술은 2015년부터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 논문만 하루에 100편 이상 출판될 정도입니다.

인공위성 관측과 인공지능 알고리즘 사이 중 하나. 인공 위성 데이터의 융합

기후변화에 가장 중요한 관측자료 중 하나는 대기나 해양의 이산화탄소(CO2)를 관측하는 것입니다.

대기의 이산화탄소는 OCO2라는 위성으로 관측할 수 있고 해양의 이산화탄소는 아직 인공위성으로 관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인공위성에서 얻은 수온과 클로로필(엽록소) 자료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 분압(pCO2)*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 분압 : 부분 압력(혼합 기체에서 한 성분만이 전체 부피를 차지했다고 가정했을 때의 압력)을 줄여 일컫는 말.
  • 관측할 수 없는 정보인 이산화탄소 분압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같습니다.

▲ 인공위성에서 얻은 수온(SST), 클로로필(Chla) 자료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훈련시켜 이산화탄소 분압을 예측하는 예

해양과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시함으로써 미래의 기후 변화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탄소 감축에 힘쓰고 있지만 해양에서의 탄소량은 직접적인 측정 외에 다른 측정 방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해양의 이산화탄소 분압 관측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해양 산성화를 가속시키고 폐각류의 크기가 작아지는 등 해양 생태계에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한 인공위성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해양에서의 탄소 변화량을 예측하고 제시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증가 추세와 더불어 미래에 발생할 슈퍼태풍이나 엘니뇨의 크기를 예측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문제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인공위성 자료의 보완

▲ 구름 때문에 미국의 모디스 위성이 결측한 날수

위 그림은 미국의 해색위성모디스(MODIS)가 연중 구름으로 인해 자료 획득이 불가능한 일수를 기록한 자료입니다.

약 290일 이상 구름으로 인해 자료를 얻지 못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해양관측위성인 천리안위성도 해색위성이기 때문에 구름이라는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수동 마이크로파 관측 자료에 적용해 클로로필을 재생산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왼쪽 위) 구름으로 인해 바다색 관측용 MODIS 센서의 자료가 거의 전무한 상황(왼쪽 아래) 수동 마이크로파 관측에 인공지능 알고리즘 적용(오른쪽 상·아래)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재생산된 클로로필

왼쪽 상단과 오른쪽 상단의 그림을 비교하면 구름에서 측정에 실패한 자료들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잘 묻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클로로필 이외에도 많은 자료를 동일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구름에 숨겨진 중요한 정보를 숨은 그림을 찾듯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찾아내는 것입니다.

삼. 해수면 하의 해양현상 연구

인공위성의 고도는 저고도에서 약 1000킬로미터, 정지궤도에서 약 36000킬로미터입니다.

해양의 수심은 우주에서 보면 종이 한 장 두께 정도의 것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해수면 아래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다양하게 연구할 수 있습니다.

▲ 인공지능 알고리즘 SOM(Self-Organizing Map)

위 그림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SOM(Self-Organizing Map)을 이용하여 해수면 아래 온도를 예측하는 내용입니다.

SOM은 해수면 온도, 고도, 염분, 압력 자료를 사용하여 해수면 아래의 온도를 예측합니다.

인공위성 X 인공지능 알고리즘=미래 환경 변화를 예측하는 앞서 소개한 인공위성 관측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연구는 부산대학교 해양학과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 주도로 세계 최초 세계 유일의 해색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위성 1호의 해양탑재체 GOCI-I와 천리안위성 2B호의 GOCI-I 관측자료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적조, 저염분, 수질, 해무 등의 해양환경 변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천리안 위성 2B호 비행 상상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인공위성 관측만으로는 어려운 다양한 해양 현상에 관해 무에서 유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새로운 자료로 지역적인 환경 변화부터 거대한 기후변화까지 연구하여 미래의 환경 변화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실측과 이론적인 연구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는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해양에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공위성 센서의 발달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정교화는 해양에서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해양 특유의 현상을 관측하기 위한 센서 개발과 인공위성 자료를 잘 분석하는 특화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은 고급 자료로 그동안 풀지 못했던 해양의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입니다.

2020년 2월 19일 발사에 성공한 천리안위성 2B호는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5차례의 궤도변경 과정과 약 1주일간의 목표경도로의 이동 과정을 거쳐 3월 6일 고도 35,680km, 동경 128.25도의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적도 상공의 정지궤도에 정상 진입했습니다.

천리안 위성 2B호에서 얻은 자료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해양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부산대학교 해양학과 조영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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