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달군 화제의 장수 커플 클립 feat. 쇼트박스 KBS 공채 개그맨의 화려한 부활

KBS를 대표하는 개그 프로그램이었던 개그콘서트.개그콘서트는 1999년 방송을 시작해 2020년 6월 10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간판 개그 프로그램이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발달과 수준 높은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 무대가 늘면서 많은 제약 속에서 개그를 구사해야 했던 공영방송 개그 프로그램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다. TV를 시청하는 형태에서 모바일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로 시청자의 모습이 바뀌면서 공영방송 프로그램은 더욱 설 자리를 잃어갔지만 MBC나 SBS에서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돼도 굳건히 버티던 개그 콘서트가 폐지를 결정하면서 방송사가 제작하는 개그 프로그램은 결국 모두 사라지게 됐다.

개그콘서트는 방영 기간 동안 많은 스타를 배출한 프로그램이었다. 연예인이 매주 채널이자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한때는 압도적인 시청률로 MBC나 SBS 코미디 프로그램을 모두 압도하는 정도였지만 코미디 콘서트도 결국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폐지되고 말았다. 개그 프로그램 폐지로 공채 개그맨들은 설 자리가 없게 됐다.

개그콘서트 폐지는 늘 거론됐지만 실제 폐지되지는 않았지만 2020년 방송이 최종 폐지되면서 사실상 공채 개그맨 대다수는 무대를 잃고 많게는 직업을 바꾸기도 했다. 얼마나 화제가 됐는지 개그콘서트 폐지 전후 개그맨들의 거처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다. KBS 공채 개그맨 7기로 방송계에 입문한 유재석은 최근 “방송 ‘놀면 뭐하니’에서 개그맨 후배들이 설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고 시상식에서도 이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SBS와 MBC 프로그램이 먼저 폐지되면서 개그맨 개그맨은 다른 채널로 속속 옮겨가기 시작했다. 공영방송을 통해 개그가 이뤄지다 보니 수위가 항상 문제였지만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은 케이블TV에서 개그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3사의 개그맨이 모여 출연한 프로그램이 바로 코미디 빅리그다. 방송 3사에서 한때 이름을 조금 날렸다는 개그맨들이 많이 참여했고, 초기에는 해외 개그맨들도 참여해 그야말로 코미디 페스티벌 같은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도 했다.

개그콘서트가 그렇다는 시청률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코미디 빅리그가 사실상 공개 코미디를 이끌어갔지만 코미디 빅리그에까지 출연하지 않은 많은 개그맨, 개그맨들은 유튜브로 또는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창작자가 되거나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아는 유머 채널 대부분은 방송 3사 공채 출신 개그맨이 개설한 채널이 많다. 피식대도 그렇고 흔한 남매도 대표적인 사례다.

SBS와 MBC의 공개개그 프로그램 폐지로 개그맨들의 무대 이동이 있었고 2020년 개그콘서트 최종 폐지를 통해 또 한 번의 무대 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개그맨들의 유튜브 진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특히 주목 받고 성장하는 채널은 그중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데 유머 콘텐츠가 기존 콘텐츠와 색다른 개그 요소와 완성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 채널이 바로 그렇습니다.

비식대가 성장한 배경에는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오고 커뮤니티로 영상이 확산되는 순서의 법칙이 있었다. 커뮤니티에서 다시 유튜브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구독자 수가 증가하고, 증가했던 구독자들이 다시 커뮤니티로 영상을 퍼뜨리는 순환구조를 통해 채널이 빠르게 성장했다. 피식대뿐 아니라 다양한 유머채널이 이 같은 성공사례를 거듭 답습하면서 지금의 폭스바겐과 보물섬 등 다양한 유머채널은 사실상 공식처럼 이런 경로로 채널을 성장시켜 왔다.

개그맨 조진세와 김원훈. 개그맨 조진세(왼쪽)는 1990년생으로 KBS 공채 31기로 데뷔하게 됐다. 31기로 데뷔하자마자 개그콘서트 무대에서 단역으로 무대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가짜뉴스 무대에 출연해 엔딩 무대를 이끌기도 했다. 개그맨 김원훈(오른쪽)은 KBS 공채 30기로 데뷔해 1989년생으로 조진세보다 한 살 많은 선배이자 형. 민상토론에서 무대에 얼굴을 들고 2020년 단골 로맨스 무대를 끝으로 개그콘서트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다.

두 사람은 무대에도 함께 선 적이 있으며 우김표라는 유튜브 개그 채널을 운영해왔다. 두 사람은 개그콘서트 무대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채널을 운영해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운영된 우김표 채널은 최근 한 달간 영상이 업로드되지 않았지만 구독자 수 11만명 정도의 중형급에 해당하는 개그 채널로 성장해 온 상태다. 비슷한 콘셉트의 개그 채널이 많다 보니 새로운 채널인 [숏박스]를 개설하고 신규 콘셉트의 채널을 운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때는 이슈와 풍자를 섞어 콘텐츠를 만들거나 한동안 채널이 조명되기도 했지만 무슨 큰 이슈가 한 번도 없었던 느낌. 하지만 이번 쇼트박스 채널이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이번 채널만큼은 우표를 빨리 넘기지 않을까 예상된다. 김원훈과 조진세 그리고 이번 장수 커플에서 김원훈과 함께 커플 연기를 한 여주인공이 있다. 개그맨 엄지윤이 그 주인공인데 엄지윤도 KBS 공채 32기 개그맨이다.

개그맨 엄지윤은 동아방송예술대를 졸업했다. 1996년생으로 KBS 공채 라인 중에서도 막내 라인을 맡았다. 개그콘서트에는 셀럽언지, 누가 죄인인지에 출연했는데 개그콘서트 종료 후 다양한 개그 유튜브 채널에 얼굴을 비춰왔다.(중간에 단역도 했듯이) 대부분의 개그 프로그램은 채널 간 도움의 형태로 출연하는 편인데 개그맨 엄지윤도 선배 채널에 조금씩 출연해온 것 같다. 이번 쇼트박스의 경우 셋이 함께 운영하는 채널로 보이는데, 김원훈과 함께 장수 커플을 살벌하게 잘 표현했다.

아마 개그맨 엄지윤의 주가가 쇼트박스 콘텐츠로 크게 오르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개그 유튜브 채널 중에서는 100만 개가 넘는 묵직한 대형 채널도 있다. 대부분의 채널은 수십만 정도의 채널을 유지하면서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쇼트박스의 콘텐츠가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또 구독자의 선택을 받으면서 단기간에 빠르게 주목을 받는 채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그콘서트 폐지로 볼 수 없었던 재능 있는 개그맨과 개그맨의 설 자리가 유튜브로 옮겨온 것에 희망을 가지며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던 쇼트박스 채널이 큰 유머 채널로 성장하길 바란다.

(일단 제가 여기에 올릴 정도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봤다는 뜻) (세 분이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