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사건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한국 현대사는 먼저 아는 게 먼저다.

[책/사건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한국 현대사는 먼저 아는 게 먼저다.

사건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http://www.yes24.com/Product/Goods/110792824))는 제목 그대로 한국 현대사에 관한 책이다.

저자 모지현은 역사가 좋아 이화여대 사학과에 진학한 뒤 고등학교에서 한국사와 세계사 수업을 가르쳤다고 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사실 이화여대에 진학하는 성적이었다면 ‘내가 좋아하는’ 전공이 아니라 ‘누군가 강요한 돈 잘 버는 학과’에 진학하는 사람도 다수 있지만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가능성이 높은 잎이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나도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동급생 한 명은 그때부터 우주와 별에 관심이 많았고, 그 후 천문학과에 진학하여 해당 전공을 대학원까지 다녔는데, 나는 이 친구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현대사의 기준은 1919년 2.8 독립선언부터다. 그 수많은 연도 중에서 왜 하필 1919년이 시작되었는지 저자는 밝히지 않고 있는데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이 일본에 합병된 후 1919년 1월 대한제국의 황제였던 고종이 사망하고 그해 2월 1일 최초의 대한독립선언서가 발표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조선의 명맥이 사라지고 한국이 독립을 선언한 해라는 역사적 중요성 때문에 1919년을 책의 시작으로 삼지 않았나 싶다.

조선과 대한제국이 역사에서 사라진 후 한반도에는 크게 두 가지 민족적 상처가 있다. 하나는 일본의 강제 점령이고, 다른 하나는 남북한의 정치적 분열이다. 총 5장 중 1장과 2장은 일제 강점기의 역사적 사실이 적혀 있다. 45년이라는 기간 한국인 내부에서 여러 사상적 계급적 갈등이 있었지만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와 공동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힘과 머리를 맞대고 싸울 수 있었지만 진짜 문제는 독립 이후의 사상과 이념 갈등이었다. 누군가에게 권력의 달콤함은 한반도의 독립과 민족의 단결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의 장점은 어떤 내용을 최대한 사상과 이념의 갈등을 배제하고 최대한 ‘사실로서’ 전달하려는 노력이 보였다는 점이다. 직업적으로 청소년에게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교사라는 직업 속에서 사상과 이념의 갈등을 배제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상과 이념이 없어 배제한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해 자신의 생각과 다른 내용에 대해 자칫 비난할 수 있는 소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또한 재미를 위해 풍문에 난무하는 내용을 일부 섞은 것이 아니라 어떤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청소년은 물론 한국 현대사에 대해 왜곡된 사실을 알고 있는 성인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사실이고 의견은 의견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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