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인공위성과 역사의 교훈
2022-06-14 12:12:06 게재
페루 산마틴대 윤경영 석좌교수
별을 부른 시인으로 윤동주가 있고 별을 그린 화가로는 고흐가 있다. 보이지 않는 영원을 볼 수 있었던 화가 고흐는 별을 통해 자신의 희망을 찾았고, 윤동주는 일제의 강압에 시달리는 조국의 아픔을 너무 적어 노래했다. 그런데 별을 사랑한 윤동주의 아명은 재미있어도 태양처럼 빛나라는 뜻의 ‘혜환’이었고, 그의 동생들이 ‘달환’, ‘별환’이었다. 이처럼 선인들이 별을 통해 무언가를 갈망했던 이유는 밤이 되면 고개를 들어 빛을 발하고 캄캄한 곳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늘에는 항성·행성·위성·혜성·유성 등 많은 천체가 있지만 ‘별’이라고 불리는 것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 즉 ‘항성’을 가리킨다. 이렇게 보면 태양이 ‘별’이고 지구를 비롯한 금성·화성·목성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상당수 별은 별이 아닌 ‘행성’인 셈이다.
‘위성’은 행성을 도는 ‘달’과 같은 천체를 의미하는데, 목성은 2021년까지 발견된 위성만 79개인데 1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돼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자연위성을 가졌다.
전쟁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교훈
그러나 단순히 위성의 숫자만 따지면 지구를 따를 수는 없다. 지금까지 약 1만 개 이상의 인공위성이 발사됐으며 현재는 매년 1000개에 가까운 위성이 발사되고 있다. 인공위성은 목적별로 과학위성·군사위성·통신위성·기상위성·탐사위성 등으로 나뉘는데 다목적 위성도 있다.
높이에 따라 저궤도·중궤도·정지궤도 위성이 있는데 정지궤도 위성이란 적도 상공 3만6000㎞에 떠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지구에서 볼 때 정지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초속 3km의 속도로 비행한다. 특정 상공에 있어 24시간 서비스가 가능하고 위성 3개로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지만 너무 높아 0.5초의 통신 지연이 생겨 실시간 통신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중궤도 위성은 2000~3만5000km 사이에 있는 위성으로 대표적인 것은 내비게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GPS 위성이다. 24개의 GPS 위성은 각각 하루에 두 번씩 지구를 돌며 한국의 위치를 계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궤도 위성은 2002000km 사이에 있는 위성이다. 통신위성은 시간 지연이 없어야 하고 정찰위성은 목표를 자세히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낮은 궤도에 위치할수록 유리하다. 우주정거장도 지상과의 잦은 교류가 필요하기 때문에 350km 궤도에 위치해 있다.
테슬라자동차의 일론 머스크는 330~570km 상공에 약 4만2000여개 통신위성을 군집시켜 지구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망을 구축하려는 ‘스타링크’ 계획으로 현재까지 약 2300여개 위성을 저궤도로 발사했다.
이 같은 스타링크 통신체계는 당장 전쟁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러시아의 침공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머스크에게 스타링크 서비스를 요청했고 머스크는 이에 화답했다. 이에 따라 전쟁 양상이 바뀌면서 러시아는 스타링크 위성 파괴와 머스크 살해 위협까지 가하고 있다.
전쟁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미 역사를 통해 배웠다. 피할 수 있었던 전쟁을 부족한 정치 경험으로 막지 못한 우크라이나 젊은 대통령의 책임도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한국 역사상 가장 무능한 군주로 알려진 조선인조는 32세의 젊은 시절의 무모함으로 명·청의 등거리 외교에 실패하고 막을 수 있었던 전쟁을 두 번이나 불러일으키며 나라를 비난했다. 지금과 같은 러시아 중국 미국의 치열한 대결구도에서 다시 역사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가장 민감한 시기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여당 대표를 보며 인조를 떠올리는 것은 예견된 재난을 피하지 못하고 수백만 백성을 피눈물로 흘린 그 역사적 사실 때문이다.
여당 대표를 보고 인조를 떠올리는 이유
미국 대통령이던 허버트 후버는 노인들은 전쟁을 선포한다. 하지만 싸워야 하고 죽어야 할 것은 젊은이들이다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노인들의 희생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한 말이다.
그러나 나를 애송이 취급하지 마라, 경례는 계급 보고한다던 여당 대표를 보면 젊고 노인의 차이는 나이가 아니라 마음가짐과 가치관에 있고, 젊은이의 패기는 노인의 경륜과 어우러져야 이상적인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음을 되새기게 한다.
윤경영 페루 산마틴대학교 석좌교수
출처 : 내일신문 http://www.naeil.com/news_view/ ?id_art= 426160 로그인 회원가입 ID 비밀번호 ID저장 ww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