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위한 가수 거북이

며칠 전 갑자기 친구가 이걸 안 보면 후회된다며 자신은 보면서 펑펑 울었다고 동영상을 보내줬다. 그래서 이게 뭔가 싶어서 재생을 했는데 나도 그때 기억과 추억에 젖어버렸는데… 바로 <거북이> 영상이었어.그때 그 시절에는 항상 여성+남성 혼성 그룹이 유명했는데, 코요태에 이어 가장 큰 응원을 받으며 사랑받았던 그룹이 아닐까 싶다. 거북이는 터틀맨, GE, 금비로 구성되어 있는데, 3인조 혼성 댄스 그룹으로 리더 터틀맨이 싱어송라이터로서 많은 히트곡을 직접 썼다.

2000년대 초중반 대중의 호감도를 이끌어내며 탄탄한 대중적인 팬덤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의 특징은 노래 가사 속에 대중의 슬픔을 고스란히 담아 노래를 불렀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의 노래를 모은 유튜브 제목도 ‘세상에 사는 게 어려울 때 나는 거북이 노래를 듣는다!’ >처럼 많은 대중에게 위로가 되고 또 힘이 되어준 그룹이 아닐까 싶다. 2000년대 초 데뷔해 마침 아이돌로 옮기기 직전 색다른 음악을 하며 전성기를 이끌었다.

사실 거북이는 터틀맨을 중심으로 많은 멤버 변천사가 있었는데, 1대에는 터틀맨과 지이, 수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대 터틀맨은 터틀맨, 지이, 금비로 대중이 기억하는 터틀맨의 전성기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갑작스런 기둥인 터틀맨의 죽음으로 인해 2011년도에 잠깐 활동했던 이강, 지이, 금비는 아쉽게도 거북이의 특색을 많이 잃었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도 정말 많은 인기와 사랑을 받았던 그룹인 것 같다. 거북이는 다른 그룹이 모두 사랑이나 연애가를 부를 때 민중의 공감을 얻어 세상에 대한 슬픔과 애환을 노래로 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더 돋보이는 부분이 있어 다양한 주제를 소유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지금까지 불릴 만큼 많은 음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위를 달성한 곡은 비행기만 있을 정도로 평가가 절하됐다고 생각하는 그룹 중 하나다. 1집 후속곡인 ‘사계’는 리메이크 곡으로 원곡이 유명한 민중가요다. 원곡은 1989년도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게 수록된 민중가요로, 이전에 1년 365일 밤낮으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재봉틀을 돌려야 했던 여공들의 삶에 대한 노래이다.

1970년도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19년도 후에 만들어진 곡으로 노래 가사만 봐도 얼마나 고생했는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어렸을 때 집안 살림을 위해 다닐 틈도 없는 공간에서 그녀들이 모여 힘을 내기 위해 불렀던 노래라는 게 정말 마음이 아프다. 제목 ‘사계절’처럼 가사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숨겨져 있는데 봄만 봐도 ‘붉은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 위로 날아가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재봉틀은 잘 돌아가네’라는 바깥 날씨와 상황은 상관없이 늘 이 공장에 갇혀 본인들은 재봉틀만 돌린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그리고 2절 여름에는 “흰 구름 솜구름 가득한 아기 구름 짧은 셔츠 짧은 치마 뜨거운 여름 소금 땀 땀 땀 흘리고 또 흘러도 재봉틀은 잘 돌아가네” 밖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남녀와는 달리 또 재봉틀만 돌리고 있는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고 마지막에는 “저 하늘에는 별이 밤새 빛나고”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파트가 늘어나는 듯한 특징이 있다. 또 가을과 겨울 가사만 봐도 계속해서 “미싱은 잘 돌아가네, 돌아가네”라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는데,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4절 겨울의 마지막 가사인 “우리 청춘이 지고 질 때까지 미싱은 잘 돌아가네, 돌아가네, 공장에는 작업 등이 밤새 비춰줘”라는 부분이다.

다시 5절 봄으로 돌아가든 새해가 찾아오든 노동환경 변화나 복지가 개선되기는커녕 여전히 죽으라고 일만 하면서 돈은 작은 꼬리만큼 주는 그런 이야기를 부른다. 사계절은 본곡은 더욱 슬픔이 가득하지만 거북이가 리메이크한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슬프고 자꾸 따라하게 되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다음에 2집 후속곡은 <왜그래>라는 노래인데 “너 진짜 왜 이래!”‘갑자기 왜 이래!’ 같은 가사만 보면 재미있고 코믹한 노래 같지만 사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게임중독 폐인이나 나이가 어릴수록 더 높은 명품을 선호하는 명품족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안되면 내일 하고 화내지 말고 내일 하고 지금 너한테 필요한 건 latitude of mind”나 “명품점 세일하고 대책 없이 왜 참새가 황새를 따라 날다니 여기저기 체이네 독촉장에 메네 지금 너한테 필요한 말”, “중독성 게임에 또 밤을 새웠냐, 왜 그래, 밤새운 눈에는 약도 없어, 그만하고 쉴 사이도 없이 사인한 카드빚이 쌓이네” 같은 우리 세대에 경고를 담고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금 봐도 정말 무섭지만 노래를 듣다 보면 그저 즐겁고 안에 이런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는 게 분명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 같다.

이 밖에도 히트곡이 정말 많아서 여기만 소개하는 건 아쉽고 다음에도 거북이 편으로 만나러 와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양한 히트곡과 그들이 부르고 싶었던 사회 비판적인 부분과 함께 터틀맨이 운명을 바꿔가며 얼마나 남은 멤버들을 도와줬을까. 숨겨진 이야기와 함께하기 위해 오늘 플레이리스트는 거북이로 가득 채우기로 결정했다. 연애와 사랑도 굉장히 중요한데 인간의 삶과 정신에 관심과 토대를 두고 노래를 작사 작곡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철학적인 가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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