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가 서울 랜선 여행 가이드라고?
시중에서 약 6,000원에 구입한 VR 동영상 감상용 고글 ⓒ 정지영 꽃이 피고 지는 바람에 서울시민의 마음은 간지럽다. 어디든 떠나고 싶지만 코로나19가 만든 출입 제한선이 우리를 가로막는다. 시설 폐쇄, 직업, 늘어난 육아 등의 이유로 여전히 집콕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이 많다.
이를 달래려는 듯 다양한 기관에서 고화질 랜선 여행 콘텐츠를 내놓았지만 가끔은 정면이 아닌 사방에서 풍경을 느끼고 싶은 날도 있다. 이곳, 그동안 서울시 서울관광재단에서 만든 360도 VR 동영상을 소개한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VR 기기가 필요하다. 유명한 제품으로는 몇 십만원대 제품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튜브 VR 동영상을 감상하기에는 저가 제품이 적당하다. 입문자의 경우 본인이 VR 취기가 있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그렇다. 필자도 무선 연동 기능 등은 갖추지 못한 10,000원 미만의 제품을 구입했다.
다만 아무리 단순한 동영상이라도 좁은 곳에서 이용하지 말자. 360도 촬영 영상은 고정된 앵글이 아니기 때문에 뒤를 돌아보는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VR에 익숙하지 않으면 무심코 돌아섰을 때 눈앞에 있는 물체를 보고 놀라 주변 가구에 부딪힐 수 있다. 많은 VR 체험 리뷰가 붕대를 감은 사진으로 끝난다는 것을 기억하자. 여기까지 준비되면 준비된 동영상을 감상해보자.
서울랜선 여행 가이드로 참여한 아스트로 차은우 군 ⓒ 서울관광재단 페이스북
서울 레트로&뉴트로 편에서 익선동이 소개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 유튜브 채널 Visit Seoul TV 추천 동영상 1. 팬 마음 가득 서울 나들이 <차은우와 함께하는 서울 랜선 여행>
가이드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 젊은 층이라면 이 영상을 추천한다. 평소라면 불가능하지만 온라인 여행이라면 연예인 가이드가 꿈이 아니다. 가수 겸 배우 차은우의 안내를 받으며 서울을 둘러보자. 지난해 여름 촬영된 <차은우와 함께하는 서울랜선 여행>은 본편 3편과 메이킹 필름 등으로 구성돼 있다. SNS 감성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를 원한다면 1편, 아날로그 감성과 조화를 느끼고 싶다면 2편, 액티비티 중심의 쏘울을 보려면 3편을 선택하면 된다.
한 편의 ‘핫플레이스 뮤지엄’처럼 전시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금도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명동이나 남산타워처럼 그동안 유명했던 관광지부터 분위기 좋은 카페와 서점 같은 신흥 명소까지 샅이 비추고 있다. 일상에서 떠오르면 찾는 장소도 포함되어 있어 관광지 특유의 분위기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다.
영상 중간에 눈앞에 ‘FOLLOW THEARROW!’라는 문구가 보이면 화살표 방향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자. 여러분의 랜선 여행에 앞장선 차은우 군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좋아하는 주제의 장소에서 여러분 대신 셀카를 찍거나 공을 던지는 가이드의 모습을 보며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훌륭한 가이드 덕분이었을까. 해당 영상 본편의 총 조회수는 3,000만을 돌파했다. 영상 하단에는 서울과 차은우의 매력에 동시에 빠진 이들의 댓글을 볼 수 있다.■ <차은우와 함께하는 서울랜선 여행> 시리즈 링크○1탄 ‘인생샷 줍는 서울힙풀’ 편 : http://youtu.be/FJcs9wH2 ZUo○2작 ‘차은우도 반한 서울의 레트로&뉴트로’ 편:http://youtu.be/0yAJxhHQD7o○3탄 ’24시간으론 부족해! ‘차은우가 서울 액티비티 다 알려줄게’ 편:http://youtu.be/SQk1AObFob0 ○ 관광지 정보 수록: korean.visitseoul.net
드론이 마포구 문화비축기지를 360도로 촬영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 유튜브 채널 Visit SeoulTV
노들섬과 한강의 모습이 어우러져 있다. ⓒ서울관광재단 유튜브 채널 Visit Seoul TV 추천 동영상 2. 드론이 되어 날아보자! <하늘에서 본 서울>
여행을 가면 음악과 커피 한잔과 함께 풍경 감상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고요함과 힐링을 즐길 수 있는 당신에게는 하늘에서 본 쏘울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이 여행에는 빨리 랜드마크를 보러 가자고 조르는 일행이나 시야를 가리는 다른 여행객 등은 없다. 문화비축기지, 서울식물원, 노들섬, 하늘공원을 촬영한 영상을 차분한 음악과 함께 감상해보자.
서울에서 워낙 풍경으로 유명한 곳인 만큼 필자도 대부분 코로나19 이전에 방문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인 이상 분명 두 발로 밟고 다니며 방문한 게 아닌가.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은 보는 이들에게 새가 된 기분을 준다. 사람이나 새나 모두 내 발치에 있다. 올려다본 곳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이 상쾌하다.
풍경은 좋지만 산책은 하기 싫은 사람에게도 이번 시리즈를 추천한다.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진 시간에 길게 펼쳐진 산책로 위를 날아가자. 다리도 아프지 않고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떨어질 걱정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허공에 뜨면 영상이 끝난다. 이륙시간이 너무 짧아도 아쉬워하지 말자. 랜선 여행은 언제든지 반복 가능하다.■ <하늘에서 본 서울> 시리즈링크○문화비축기지: http://youtu.be/RMjXHmArMUw○서울식물원: http://youtu.be/4i3YGdQrH5M○너들섬: http://youtu.be/CUPNyXBPrq0○하늘공원: http://youtu.be/3JXIR_H4tMM
공공 헌책방의 서울책 보고를 직접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서울시 유튜브 채널
서울 궁궐 동영상에서 나오는 근정전의 모습.ⓒ서울시 유튜브 채널 추천 동영상 3. 한 공간에 얽힌 이야기에 빠져보자 <360VR>, <서울의 집콕 360VR>
차분한 감성을 사랑하는 사람, 다큐멘터리를 즐기는 사람, 여행 코스에 박물관을 빼놓지 않는 사람이라면 서울시 유튜브 채널 <360VR> & <서울집콕360VR> 시리즈를 추천한다. 찰나의 풍경만 남기는 관광이 아니라 공간에 담긴 이야기까지 가져가고 싶다면 영상 속 내내 이어지는 잔잔한 내레이션을 따라보자. 지식은 물론 감성까지 채워줄 것이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차분한 편집으로 군데군데 컷팅만으로도 카드뉴스와 신뢰할 수 있는 세련미를 자랑한다. 한편으로는 미술관에서 들은 오디오 도센트에 시각효과를 더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을 안내하는 것은 아니다. 이 영상에서만 볼 수 있는 문학·예술적 해석이 이 시리즈의 진정한 매력이다. 시집을 선물받은 기분으로 동영상을 하나씩 넘겨보자.
예를 들어 <역사의 흔적이 담긴 서울의 궁> 동영상에서는 근정전, 경회루, 창덕궁 등에 대한 설명이 자막으로 지나가며 동시에 이런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나는 당신과 내가 지나간 곳을 역사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러니 역사를 품는다는 것은 어쨌든 여기까지 온 삶을 끌어안는 것이다. 반면 <하늘공원 억새밭> 동영상에서는 아무런 내레이션이 없다. 다만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 사이로 장항샘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하는 곡이 울려 퍼지며 조화를 이룬다.■ <I·360VR·UlVR로 떠나는 서울여행~> 재생목록 링크○I·360VR·UlVR로 떠나는 서울여행~> 재생목록
<360VR> 시리즈로 VR 동영상 감상법을 안내하고 있다. ⓒ 서울시 유튜브 채널이 모든 영상은 VR 고글로만 볼 수 있을까. 아니요 일반 영상처럼 감상도 가능합니다. 반면 일반 동영상은 고글을 사용해도 VR로 볼 수 없다. 그러면 VR영상과 일반영상은 어떻게 구분할까? VR 영상은 보통 썸네일이나 영상 제목에 ‘VR’, ‘360’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또 PC에서는 썸네일을 클릭하지 않고 마우스만 올려두면 화면이 휘어진 듯한 미리보기 영상이 흘러나온다.
VR 영상을 찾으면 영상을 일시 정지한 상태에서 화면을 움직여 VR이 맞는지 확인해 보자. PC에서는 마우스를 드래그하고 스마트폰은 기기 통째로 움직이거나 화면을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면 된다. 분명 재생이 멈춘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화면이 움직인다면 잘 찾은 것이다. 고글로 볼 때는 영상으로 고글 모양(혹은 파놓은 카세트 테이프 모양) 아이콘을 부른 상태로 보면 된다.
이번 기사에서 추천한 360도 VR 영상과 함께 좋은 서울 여행이 되길 바란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부상 등으로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도 위안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 우수한 콘텐츠가 현장감 넘치는 VR 영상으로 서울시민을 찾기를 기다려본다.시민기자 정지영 씨가 알고 있는 서울을 돌아보게 하는 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출처 : 내 손안에 서울시민기자 정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