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의 짐수레 이야기

추석 연휴에 모 TV 채널에서 중국 화산 포터 이야기가 방영됐다.

TV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시청하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중국지역을 담당하는 업무를 했고, 중국으로 파견되어 여러 지역을 다닌 경험도 있어 중국지역에 대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면 일단 채널을 잠시 고정시켜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

더구나 산세가 험준하고 수려한 화산이 아닌가. 중국 오악의 하나이며 산세가 가장 가파른 산.개인적으로 오악 중태산, 화산을 등반한 경험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을 올라가기만 하는 태산에 비해 화산의 산세는 정말 가파르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어지럼증이 아직도 뇌리 속에 자리 잡고 있을 정도다.

알고 보니 내가 올라간 서봉코스는 비교적 평이한 코스였던 것 같다.

채널을 바꿔 멋진 산세를 보자마자 중국 화산임을 알게 됐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화산의 특유의 어지럼증은 TV로 시청하기에도 긴장할 정도였다. 마침 이야기는 화산에서 짐을 옮기는 수하인의 이야기로, 13년째 수하인 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오래전 오대산장 관리자로부터 매점 물품을 직접 업어 올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그래서 산장에서 용품 매입 가격이 매우 비쌌다고 한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 그 기억이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높은 산으로 물건을 직접 운반하는 것에 대해 깊은 경외심이 있다. 훗날 중국 여행을 하면서 자주 만날 수 있는 포터들의 모습에서도 안쓰러움과 놀라움을 느끼곤 했다.

최근에는 국립공원 대피소 판매용품은 헬기로 배송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아직도 이처럼 포터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 같다.최첨단을 달리는 대도시와 달리 아직 열악한 지방빈곤지역이 많은 중국에서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볼 수 있는 모습일 수 있다.

처음 소개된 부부는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들이 있는데 꽤 학교에서 상장도 여러 번 받고 공부에 열심인 것 같다. 부부는 각각 70kg의 짐을 짊어지는데 겨우 한국은 1만3천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한 달에 버는 돈을 다 합쳐야 40만원 정도를 번다고 하는데 얘 때문에 힘든 포터 생활을 이겨내는 것 같다.

포터 부부의 이야기가 끝나면 또 다른 포터가 등장하는데, 이는 누구인지 15년 전 화산에서 스치듯 지나쳐 허가 없이 사진으로 남긴 포터였다. 얼굴을 보자마자 금방 생각이 날 정도였다.

15년 전 화산에서 만난 포터 차이런 씨.

현재 30년째 포터 생활을 하고 있는 61세의 차이치이론 씨다. 15년 전에는 당연히 이름도 모르는 포터였지만 이제야 이분의 이름과 나이를 알았다.

화산 경치만큼이나 당시 양쪽 어깨에 짐을 지고 험준한 산을 오르던 차이치롱 씨에 대한 인상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TV를 통해 의외로 최근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이분은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모르지만 나에게는 화산에 올랐을 때의 추억 속에 존재하는 의미 있는 인물이 되었다.

가족과의 단란하고 행복한 일상의 모습을 보면 왠지 안도감도 들고 아직도 건강하게 일하고 있는 모습에서도 다행스러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가족들과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다시 화산에 오를 기회가 쉽지는 않겠지만 화산에 오른다면 화주 부부와 차이치롱 씨를 만나면 꼭 아는 척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https://m.blog.naver.com/buford5251/120147292179 중국의 여러 지역 중 수많은 유적과 볼거리 면에서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가 시안이다. 여기를… m.blog.naver.com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