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의 서경부 탈장 수술에 대한 리뷰를 공유합니다! 세상에는 별의별 질병이 없습니다.^^;
올해 10월 1일 샤워를 하고 몸을 닦던 중 사타구니에 뭔가가 부풀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좀 부끄러운 부분이지만 ^)^) 정확히 배꼽과 성기 사이에서 왼쪽만 튀어나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전립선 쪽일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통증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별 생각 없이 나중에 시간 나면 비뇨기과에 한번 가보려고 했어요.
그렇게 3주가 지나 점심시간에 시간을 내서 비뇨기과에 들러 진료를 받았는데..
부위를 보자마자
이거 탈장 같은데요?”
이런 데서도 망가져요? 아니, 그런데 내가 왜 탈장? 저 운동도 잘 안하는데… 그리고 하나도 안 아픈데요?
아무튼 이건 외과에 가서 수술해야 한다고 가까운 큰 병원인 종합병원에 가보라는 소견서를 써주셨어요.소견서의 내용에는 ‘서경부 탈장’이라고 써있었죠.* 소혜부는 사타구니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바로 인터넷에 서해부 탈장을 검색해보니까 위와 같은 그림이 나오고… 아니, 이건 완전 나잖아.
생각보다 잦은 탈장 타입 같았어요. 특히 아이들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자주 발생합니다.
어쨌든 물리적으로 복막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에 수술 이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바로 전화로 종합병원 진료 날짜를 정하고 방문을 했습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시설 굿~
그리고 제 부위를 보신 의사선생님은 탈장이 있어서 수술 외에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하셨기 때문에 바로 수술 날짜를 정하자고 하셨어요.
보통 서경부 탈장은 1) 선천적-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태어난다 2) 후천적-나이 들어 노화되거나 과격한 운동 때문에 생기는 두 가지 이유인데 저 같은 경우는 첫 번째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어렸을 때는 복막구멍이 작아서 몰랐는데 성인이 되면 그 구멍이 커지고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어쨌든 가장 빠른 날짜인 다음 주 월요일에 수술 예약을 했습니다.
수술방식은 절개+무인공망!!
아직 젊으니까 인공망은 넣지 말라고 하십니다.재발하면 그때 넣어도 늦지 않다고~~(네? 재발인가요?) (울음)
일단 회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5일 병가를 올려 (^^) 10월 31일 오전 입원, 오후 수술 일정을 잡았습니다.
(참고로 수술 전에 탈모를 해야 하는데 병원에서도 해주는데 저는 제 스스로 탈모를 했어요.흐흐흐)
입원 1일차 – 수술 전 수술 전날 자정(00시)부터 금식을 해야 하며 물도 마시면 안 됩니다.
예정대로 9시에 입원 수속을 마치고 일반 병실로 가서 입원복으로 갈아입고 수액을 받았습니다.수액 바늘이 굵어서 너무 아팠어요. (울음)
수액을 받고 항생제 검사를 한 후 병원 침대에서 낮잠을 자고(병원 침대에서 낮잠을 자는데 꿀)
14시쯤 간호사가 수술대를 끌고 와서 저를 불렀어요.
침대에 누워서 수술실로 이동하는데 이때부터 조금 떨리기 시작한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수술대 1인칭 시점 아시죠?
입원 1일차 – 수술중
수술실에 들어가고 나서 마취과 선생님이 사전 설명을 해주셨어요. 어딘가에 어떤 방법으로 마취를 하는지, 중간에 마취가 깨는 것 같으면 전신마취를 하는지 우리가 안전조치를 다 할 테니 안심해라. 이렇게 계속 안심시켜줘요.(저는 하체 척추 마취를 했어요)
수술 직전에도 한 치의 의문도 느끼지 않게 과정을 설명해줘서 안심시키는 데 정말 의지가 됐어요.(한국 의료진 최고!) 하지만 역시 듣던 대로 수술실은 추웠어요.
하체 마취 후, 다리가 뜨거워져, 점점 자력으로 발가락조차 움직이지 않게 되어, 수술 개시. 텐트로 시야를 가려주는데 밑에서 뭔가 살을 자르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하지만 마취되어 아프지는 않습니다).
잠자는 약을 넣어주는데 수면마취처럼 바로 자는 게 아니라 약간 몽롱한 기분이 들었어요. 중간에 조금 자고 일어났는데 수술 진행중이였어요.
그리고 곧 수술 종료! 끝나고 병실에 와서 시간을 보니 3시 40분이었습니다. 전체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입원 1일차 – 수술 후 수술이 끝나면 처음에는 좀 정신이 없어요. 의사 선생님이 하체 마취 직후에 고개를 위로 올리면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밤 12시까지 가만히 누워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수술 직후 사진 후후 4인실에 저밖에 없었어요!! 이것은 매우 좋았습니다만, 반신 마취가 해제되면 슬슬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무통주사를 맞았는데도 아팠어요. 간호사 선생님을 불러 강도를 높였습니다.
밤 10시까지 물도 마시지 못해 일어나지 못하고, 그냥 가만히 누워 자고 일어나서 핸드폰 보기만 반복한다. 독서하려고 책을 가져갔지만 책을 펴는 힘도 없다
보호자가 있었다면 조금 편했을 텐데 저는 보호자 없이 입원해서 조금 슬펐어요.^^; 그래도 간호사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응 소변도 누워서 봐~
수술 부위에는 복대를 차고 압박하기 위해서 일부러 모래주머니도 추가로 붙였는데 그게 자꾸 배를 눌러 숨쉬기가 불편했어요.
그래도 밤 12시쯤에 억지로 일어나서 걸어봤는데 머리가 어지럽고 배도 너무 뻐근해서 잘 걷지 못하고 다시 누웠어요.(침대에서 일어나는데 30분이 걸린 것 같습니다.)네)
입원 이틀째
입원 2일째 되는 날 아침에는 상태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다가 병동을 두 바퀴 돌고 야외정원까지 다녀왔습니다. 전날에 비해 많이 좋아졌어요. 정말 건강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병원 밥도 너무 맛있었고~
걷는게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다니~ 일부러 1층 편의점도 가봤어요.
양지 병실에서 낮잠
저녁이 되자 상태가 더 좋아졌어요.침대에서 일어나 누울 때 걸을 때는 수술 부위가 조금 아팠는데 가만히 누워 있을 때는 전혀 아프지 않았어요.
입원 3일차 – 퇴원 3일차 오전에 퇴원하기로 했어요.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적어지고 걷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졌습니다. 그냥 일어나거나 앉을 때, 기침할 때처럼 배가 아플 때는 수술 부위가 아팠어요.특히 재채기할 때는 수술 부위가 터질 것 같아.
어쨌든 그 맛있었던 병원의 밥이 맛없어진 것을 보니 퇴원할 때가 온 것 같네요.
새벽에 수액, 무통주사를 맞고 퇴원수속을 밟은 뒤 10시쯤 병원 밖으로 나왔습니다. 근데 무통주사를 맞았더니 통증이 좀 있었어요.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열심히 산책한 병동
익숙한 병실도 안녕~
1인실 같았던 4인실도 바이 퇴원 후 아직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 걷거나 운동은 할 수 없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당분간 등산이나 근력운동은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걷거나 일반적인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일어나서 앉을 때 수술 부위가 아픈 정도이고 특히 재채기를 할 때는 장이 수술 부위를 문질러 터질 것 같은 충격이 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면 출근해서 일하는 데도 문제 없을 것 같은데 제가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이라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육체노동을 하거나 장시간 서서 일하는 분들에게는 며칠 더 휴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경부 탈장수술 최종 리뷰!! – 본인의 사타구니를 관심있게 지켜보자 – 수술 당일 힘든 일만 잘 견뎌내면 전체적으로 할 수 있어! – 일상생활 복귀는 수술 후 일주일 후~? – 그래도 격렬한 운동, 육체노동은 더 오래 쉬어요!
모두 건강하게 지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