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별을보지않는다 #심채경 #과학자의일상 #한국에세이

아침이 되면 동쪽에서 해가 떠서 서쪽으로 진다. 태양이 산 너머로 사라지자 어느새 달이 하늘에 떠 있다. 어느 낮 한쪽에는 태양이, 한쪽에는 흰 달이 떠 있으면 유령을 본 것처럼 놀란다. 계절마다 하늘의 별자리가 바뀌고 어떤 날은 하늘하늘 별똥별이 떨어진다. 이런 자연현상에 대해 고대부터 인간은 끊임없이 답을 찾아왔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은 끊임없이 지구 밖의 세계를 연구해 왔지만 여전히 우주는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다. 그래서 나에게 천문학자는 어둠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빛을 향해 손을 흔드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심채경 작가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를 읽은 이유는 단 하나. 천문학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별을 보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 저게 대체 뭘까 하는 생각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다툼을 만들지도 않는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TV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 삶의 방식을 바꾸는 영향력을 갖는 것도 아닌 그런 것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 수백 년이 걸리는 곳에 한없이 전파를 흘려 전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해.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하는 각종 수학과학경진대회에서 일등을 석권하지도, 가전제품을 분해 조립하는 불을 지르는 엉뚱한 사건도 없고 과학잡지 뉴턴을 즐겨 읽었는데, 그렇다고 과학잡지를 보고 천문학자의 꿈을 키운 것도 아니고 그저 적당히 성실했다는 심채경 작가가 천문학자가 된 이유를 프롤로그에서 위와 같이 밝히고 있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의 저자인 천문학자 심채경은 달 탐사 50주년이 된 해인 2019년 <네이처>에서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지목했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으로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비정규직 행성과학자라고 스스로를 지칭하는 저자가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에 그린 워킹맘 과학자의 삶은 치열하고 지쳤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이기도 한다. 책 속에는 현실 속에서 발은 계속 동동 구르지만 지구 밖 우주를 바라보며 꿈을 꾸는 천문학자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과학자라고 하면 냉정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별을 연구하는 과학자이기 때문일까. 심채경 작가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명료하고 낭만적이다. 이런 글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보이저는 창백한 점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더 멀리, 통신도 닿지 않고, 누구의 지령도 받지 않는 곳으로. 보이저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전진할 것이다. 지구에서 가져온 연료는 바닥났다. 태양의 중력은 점점 가벼워지고 그 빛조차도 너무 얇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춥고 어둡고 광활한 우주로 묵묵히 나아가다. 그리하여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 간다. 그래, 어른이 돼.” 책에는 천문학자이기 때문에 생기는 독특한 사유가 반짝반짝 빛난다.

천문학자의 삶이 궁금하다면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싶다면 심채경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를 추천한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 심채경 출판문학동네 출간 2021.02.22.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 심채경 출판문학동네 출간 2021.02.22.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 심채경 출판문학동네 출간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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